제목 | 반구대 집청정 | ||
작성자 | 관리자 [2024-01-12 05:25: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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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구기(이만부, 『식산선생별집』 권 3, 지행록 9) 반구(盤龜)는 서라벌 남쪽 60리에 있다. 운문산(사실은 고헌산)이 동쪽으로 나오다가 남쪽으로 돌아 학성(울산)과 현양(언양)의 경계를 이룬다. 북쪽을 가리는 것을 치술령(鵄述嶺)이라 하고, 다시 우뚝 솟은 것을 연화산(蓮花山)이라 한다. 치술령에서 나누어져 높이 솟아 영롱한 것은 부용강(芙蓉岡)이라 한다. 조금 평평하다가 다시 솟아 첩첩으로 쌓인 돌들이 버텨 만장(萬丈)이나 서 있는 것은 천마봉(天馬峰)이라 한다. 연화산 동쪽에 높이 솟은 바위를 수암(秀巖)이라 하고, 여기서 아래로 남쪽으로 내려가 위는 평평하고 아래는 깎은 듯한 바위를 병암(屛巖)이라 한다. 산과 물이 서북쪽으로부터 나누어져서 양쪽으로 협곡이 되어 돌아가는데, 동남쪽으로는 얇다란 병암이 있다. 그 뒤에는 팔곡(八曲)이 있고, 앞에는 구곡(九曲)이 있어 수암이 거기에 걸려있으니 이것이 반구대 계곡이 이루어진 연유이다. 그러나 이곳은 산길이 거칠고 멀어 옛날에는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이 농사짓고 가축을 기를 뿐이었는데, 최군(崔君, 최신기)이란 사람이 있어 처음 이곳을 구경하고는 길을 열고 살기 시작하였다. 하류에 굽이도는 내가 있어 어지러운 물길을 따라 십여리를 가면 높은 산이 겹겹으로 쌓여있어 기이한 경관을 보지 못하다가 수암을 지나 서쪽으로 돌아가면 천마봉과 삽천봉(鍾天峰)이 서로 맞이하듯 서 있어 깜짝 놀라게 된다. 백여 걸음 비탈길을 올라가서 소나무와 대나무숲을 지나가면 비로서 그 정자(亭子, 집청정)에 다다른다. 정자는 연화산에 이어져 구곡에 닿았는데. 천마봉이 마주해 있고, 병암이 정자 앞에 나와있다. 작은 싸립문에서 나와 아래로 내려가면 끊어진 절벽과 기이한 바위, 괴상한 돌이 쌓인 구름 속에 바둑돌을 놓은 듯한데, 늘어놓고 떼어놓은 것이 정해진 법도에 따른 듯하다. 여기에 들어오는 물이 꺾이고 부딪쳐서 무지개를 이루니 눈썹을 그린 듯하고, 수레를 만든 듯도하다. 아마도 지혜있는 분이 이렇게 만들어 둔 듯하다. 물 가에 특이한 바위 셋이 있으니, 하나는 왕도암(巖)이라 하는데, 속설에 전하기를, 신라의 어떤 왕이 유람을 좋아해서 일찍이 이 골짜기에 들어와 그 위에 앉았다 한다. 둘째는 망선대(望仙臺)라 하고, 셋째는 관어대(觀魚臺)라고 돌에 새겨져 있다. 병암 아래에 특이한 바위가 있으니, 하나는 채운벽(彩雲壁)이라 한다. 그 위를 옥천선동(玉泉仙洞)이라 하고 (아래를) 완화계(花溪)라 한다. 또 학(鶴)을 그려 함께 돌에 새겼으니 모두 최군이 한 일이다. 위에는 매달린 바위가 있고, 아래에는 평형한 석대(石臺)가 있다. 그 아래에는 쌍으로 된 거북돌이 있는데, 그 위에는 거북이 있다. 병암 남쪽 아래에는 포은선생 (圃隱先生) 사당(祠堂)이 있는데, 그 위를 포은대(圃隱臺)라 부른다. 늙은 내가 최군에게 반석 위에다 낙서(洛書) 몇 점(點)을 새기라 권하고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 일의 대략을 기술하여 그에게 돌려주었다. 정미년(영조 3년,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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