墓所 賜祭文 (지제교 성이성 지음, 1638년)
승정 후 11년 무인 3월 갑자 삭 21일 갑신
국왕은 예조정랑 이여익을 보내
전 참판 최진립의 영령에게 고하여 제사하노니 영령은
하늘이 낳은 영특한 사람이요, 동국의 인걸이라. 붓 던졌던 초년에 이름이 무반 명부에 올랐네.
웅위한 도략 못 펼치고 백발로 변방 수령되었으나 백성에 임하고 군사 통솔함에 맑고 밝음 가득하였네.
아무도 모를 금품 피하고 그 마음 물처럼 투명하니 아름다운 이름 위에 들려 내가 공조참판에 임명하였다.
겨우 (전라)수군 진영 떠나고 (공주)영장으로 돌아오게 했더니 내가 난을 당함에 이르러 손에 침 뱉고 먼저 나섰네.
사람들은 경을 늙었다 했으나 스스로 분발하며 쪽빛도포 자색전립으로 죽음 맹세하고 적진에 나아갔네.
외쪽 군대 패퇴하니 혼자서 어찌하랴. 팔 척의 몸 심어진 듯 한푼 한치 움직이지 않았다.
맑은 지조 우러러 보았고 굳센 지조 내가 공경하였다. 벼슬과 작위로 포상함이 실로 정성어린 마음에서 나왔으니
죽지 않은 영웅의 혼 바라건대 오시어 흠향하시라.
*사제문 : 조선시대 국왕이 세상을 떠난 신하의 묘소(墓所)나 가묘(家廟)에 제사를 내리면서 하사하는 글.
이 묘소사제문은 1638년 인조 임금의 사제문이다.
墓所 賜祭文知製敎成以性行
維崇禎十一年歲次戊寅三月甲子朔二十一日甲申。
國王遣臣禮曹正郎李汝翊。
諭祭于前參判崔震立之靈。惟靈。
天生英特。東國人傑。投筆初年。名綴武籍。雄韜未試。白首邊城。臨民率師。載其淸明。
夜金若浼。氷壺澈空。佳名登聞。命若予工。纔離水鎭。旋授營兵。及予遭難。唾手先行。
人謂卿老。卿乃自奮。藍袍紫笠。誓師登陣。偏師左次。隻手何爲。八尺如植。分寸不移。
淸操人仰。勁節予欽。褒官致酹。實出誠心。未死英魂。庶幾來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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